나의 이야기

추석

에드워드 동 2024. 9. 16. 15:42

내일이면 우리의 고유명절인 추석이다. 올 해는 9월 중순이라서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매년 이맘때면 모든 사람들이 술렁이며 들떠 있다. 그럼에도 요즈음에는 명절이라는 분위기가 전처럼 기대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평소에 못 뵙던 부모님ㆍ형제자매ㆍ친척들을 볼 수 있는 날이 명절인데ᆢ예전처럼 다 함께 모여서 송편도 만들고 전도 부치고 하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대가족 중심의 사회에서 단출한 핵가족 형태의 가정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추석 한 달 전부터 장사진을 친 기차표 예매하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긴 행렬 속에서 몇 시간이나 기다려서야 겨우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긴 시간을 보내면서도 고향에서 마주할 그리운 얼굴들을 생각하면
마냥 기뻤던 것이다. 손에 손에 선물 꾸러미 가득 들고 손잡고 거닐던 추석명절ᆢ

물론 요즈음에도 기차표 예매는 하지만 전처럼 설레거나 오랜 기억에 남을 일은 아닌 것 같다. 대부분 자가용으로 고향을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빠르고 편하게 고향에 갈 수 있지만 그도 한정적이다. 긴 연휴를 통해 국내ㆍ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추억의 고향길 방문은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 막상 고향을 찾아가도 부모님도 친척분들 마저 계시지 않다. 그래서 조금은 더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있어 추석명절의 의미는 예전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전통적인 차례나 성묘는 이제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의 명절과 첨단 정보통신 물결이 차고 넘치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주어진 환경을 생각하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통과 현실, 이 사이에서 어떻게 잘 조화롭게 엮어 나가느냐가 우리들에게 주어진 숙제인 것 같다. 예전에 강강술래를 찾고, 둥그런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던 마냥 순수했던 명절 분위기를 이제 보기 어려워져 많이 아쉽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명절세태를 보노라면 많은 생각들이 오간다.

올 해는 유난히도 여름 날씨가 무더웠다. 가을 문턱에 들어선 추석명절인 지금도 한낮이면 30도를 넘나들어 아직도 여름과 진배없다. 그래도 올 가을 추석명절에는 우리 모두 풍성하고 여유 있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따라 추석명절을 즐겁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기원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3) 2024.10.11
위대한 한글  (5) 2024.10.09
두 동강 난 광복절 유감  (1) 2024.08.16
2024 Paris Olympics  (0) 2024.08.15
국회 다수당 폭거 그 대안은?  (0)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