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관조(觀照)

에드워드 동 2019. 11. 8. 20:39

오늘은 우리의 24 절기상 입동(立冬)으로 말 그대로 겨울에 들어서는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하 4도로 올 들어서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날씨 탓인지 모두들 한 츰 움크려든 것 같아 보인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나는 것이 살짝은 매섭다고나 할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ᆢ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겪으며 살고 있다. 인생의 반환점을 훨씬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참으로 인생은 정말 다양한 것 같다. 우리들의 모습이 천차만별 다 다르듯 삶의 깊이나 행태 역시 너무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까 각자의 가치관 그리고 행동반경 또한 엄청나게 다양하다.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모습들을 최근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벌어진 일련의 정치행태에서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동일한 사안을 놓고도 어떻게 그렇게 다르게 보고 해석하며 또 행동을 하는지 말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첨예한 대립, 정녕 사람들이 머리에 뿔이 달린 야누스 괴물은 분명 아닐진대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믿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양보는 곧 죽음과 동일시하는 이상한 논리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오직 자신만이 진리요 영원한 생명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경직성이 결국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우리들은 커다란 오류의 창에 갇혀있는 편협한 존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그러한 부류란 사실 자체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사고방식이 가장 커다란 패착점이다. 본인 스스로 유한하고 제한된 존재임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무오류의 완벽한 사상이나 행동은 존재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편향되고 경도된 인식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믿는 것이 진리요 옳은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나름 자신을 위안하며 살아간다. 그러니까 그토록 편향된 행동을 하면서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태연자약하게 거침없이 자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나의 주장도 옳고 바른 것 같지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의 판단이다. 따라서 나 아닌 상대의 생각과 논리도 또한 주관이 아닌 객관적인 관점에서 검토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상대와 나의 벽을 좁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실제 어떤 사안에 접하면서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주장과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많은 수련과 경험이 축적되어야 가능해진다. 그렇지만 말이 쉽지 나와 다른 생각ㆍ행동을 수용하고 따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소중하듯 상대 또한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귀하고 어려운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측은 영원한 평행선을 그을 뿐이다. 너 죽고 나는 살자? 이 무슨 당치도 않은 논리인가?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윈-윈, 서로가 상생하는 마음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울 해 우리 대한민국은 너무도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이념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아직도 수습되지 않고 있다. 우리들 모두는 어떻게 하면 이 대립된 상황에서 가장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무역전쟁으로 자국의 경제를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어려운 국제경제적인 파동으로 인해 우리 대한민국도 적지 않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이 험난한 파고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밝지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역대 최저치라는 최악의 비관적인 전망은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튼 작금의 보수ㆍ진보, 좌ㆍ우, 세대 간 충돌로 국력을 잠식시키는 어처구니가 없는 싸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부둥켜안고 어우르는 장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가 살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나와 네가 함께 상생하며 살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한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우리네 삶을 보다 윤택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변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대립하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인생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유유자적한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각자가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자. 그러면 나 자신은 물론 나아가서 사회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평안과 복된 우리의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모든 결정을 성급하게 할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해야 한다. 그러한 태도가 우리의 인생,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모두 옛 선조들이 인생을 관조하며 살아가는 여유를 배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유유자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써 나가고 또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러한 작은 소망들이 언제쯤 이뤄질 것인지 기대해 본다. 모두 현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서 여유로움을 갖고 사태를 적확하게 바라본다는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