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눈내리는 크리스마스

에드워드 동 2011. 12. 24. 11:57

오늘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다.
사람들은 모두들 크리스마스에 들떠 있다. 성탄절은 말 그대로 예수님의 태어나신 날을 기리는 특별한 날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비록 교회나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 한다.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기리는 것이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캐롤송과 거리 그리고 교회와 성당에서 예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파란 트리에 무지개 새깔이 빛나는 전구가 깜빡 거리고 예쁜 종과 빨갛고 은빛, 금빛 동그란 장식이 잘 어우러져 보기가 좋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특정한 종교인에게 한정된 의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함께 축복의 찬송과 캐롤송, 루돌프 사슴코, 산타할아버지 등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것들이다.
 
나는 어릴적에 형과 함께 동네 교회에 다녔다. 아마도 교파가 침례교회인 것 같다. 당시에도 성탄절이면 교회에서 각종 부대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 구경하기가 어려웠던 사탕과 과자들을 먹을 수 있어서 마냥 좋았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성경 암송대회 같은 것도 열렸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나는 잘 못외웠지만 형은 잘 외워서 상품으로 작은 성경책을 받았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뒤 군대에서 나는 동기 중 한 명이 군종사병이라서 교회에 다녔었다. 그래서 연말 성탄절날 찬송부르기 대회에 참가해 '저 높은 곳을 향하여'라는 찬송곡을 불러 입상해서 부상으로  면도기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교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항상 종교라는 것을 갖고 믿음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절대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신실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주님께 간구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은 비종교인이 보아도 너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다.
 
흔히 크리스마스 하면 무엇보다도 눈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미스가 백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는 꼭 눈이 내려 주기를 바라고 기대를 한다. 그렇지만 기상여건이 그렇게 잘 따라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따라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몇 년만에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올 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실제 기상청은 이번 성탄절에는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방송을 통해 예보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한다. 매년 연초에는 이렇게 해야되겠다. 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먹지만 한 해를 다 보내는 12월 끝자락에 다다르면 후회의 연속이다. 금년 한 해도 역시 그러한 것 같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로선 뭐 그렇게 대단한 계획도 없고 또 새롭게 이뤄내야 거창한 일은 없으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나이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는 것,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장삼이사가 비슷할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번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현실생활 속에 빠져 살다가  보면 또 그렇게 후회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러한 것이 바로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자기 자신에 대해 반성에 의한 단독자로서의 삶의 태도와 주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실존적이며,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고, 실존적인 태도를 추구하도록 일관된 주장'을 펼친 것은 아닐런 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는 참 좋은 것 같다. 여기에 빙크로스비가 들려주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까지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면 그게 정말 행복이 아닐까?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사치스럽지 않고, 소박한 그런 바람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평범을 훨씬 뛰어 넘는 비범을 선택하고, 추구하지만 그 길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라야 가능해 진다. 그래도 사람들은 불나방이 불속으로 뛰어 들듯 더 좋고, 더 높은, 더 아름다운 것만 추구한다.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고 밋밋한 삶에 젖어있는 것도 문제는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자기의 입장과,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선택과 행동을 취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좋고 훌륭한 것을 추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적정 수위를 벗어난 시도는 그 결과가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부족한 자신을 채우려고 앞서 간 선인들의 지혜를 배우고, 또 따라 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새하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진다.
 
201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는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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