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7호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강풍으로 인해 각종 시설물이 파괴되고, 가로수가 뽑히고, 급기야 보행하던 시민이 가로수에 깔려 사망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이날 수도 서울로 출근하려는 수도권의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수도권 전철 가운데 인천~소요산을 운행하는 1호선, 서울 시내를 순환하는 2호선, 그리고 당고개~오이도를 운행하는 4호선 등이 이날 오전에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로 전철을 이용하려던 사람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태풍 ‘곤파스’의 여파로 인해 갑작스런 전동차의 운행중단에 따라 버스와 택시로 옮겨 타려는 시민들로 도로는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어렵게 탄 버스와 택시마저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로 인해 갑자기 늘어난 교통량으로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지·정체를 초래했다. 평소 30~40분대면 도착했던 것이 2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해서 대형 지각사태를 빚었다.
실제 의정부에서 서울로 나오는 도로구간의 경우 4차선 도로에 차량들로 꽉 막혀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그나마 서울로 진입해서는 버스중앙차선제가 적용돼 소통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졌다. 만약 이 구간에 GTX가 건설되었더라면 태풍 영향으로 도로가 막혔건, 수도권 전철이 운행을 중단하든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이번 ‘곤파스’ 태풍의 영향을 받은 도로와 철도시설물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일종의 자연적인 재해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태풍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너무나 대처가 미비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도로나 철도의 경우 평상시는 비교적 적절하게 잘 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처럼 태풍이라는 돌발변수가 튀어나오니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우리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꼭 어떠한 문제가 심각해져야만 비로소 그 대책을 강구한다. 만일 우리가 평소에 비상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적절한 대응책을 갖추고 있다면 위급한 상황이 도래해도 문제될게 없다. 이번 ‘곤파스’ 태풍은 강풍반경이 240km인 소형급으로 비록 강풍을 동반했지만 A급 태풍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처럼 허둥대며 무방비상태로 당하고 있어야 하는지는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혹자는 ‘태풍은 자연재해인데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태풍에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금번 기상청은 전날 밤 ‘곤파스’ 태풍이 정오쯤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를 했다. 그런데 ‘곤파스’ 태풍은 그 보다도 훨씬 빠르게 오전에 이미 한반도를 지나고 있었다. 따라서 기상청이 좀더 정확한 기상예보만 했더라면 시민들이 보다 일찍 대응해 지각사태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태풍에 따른 각종 시설물들의 안전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할 수 있어서 그 피해를 좀 줄일 수 있었지 않았겠는가. 그러한 생각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또한 이번 ‘곤파스’ 태풍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 새삼 느끼게 됐다. 전철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그렇게도 막혀도 유기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 한반도를 가로 지나는 태풍이 거의 없으니 망정이지 만일 일본처럼 다수의 태풍이 내륙을 강타한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런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우리나라의 기존 도로와 철도체계의 긴급상황에 따른 대응책이 너무도 미비하다. 따라서 긴급대응 복구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경기도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GTX와 대심도 도로건설 사업이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 사업은 한국교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와 관련 이 사업이 보다 빨리 확정되고, 조기건설 돼 수도권의 교통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자연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GTX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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