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이야기

유가 상승, 근본적인 대책 마련 시급하다

에드워드 동 2011. 3. 7. 18:11

최근 보통 휘발유 1리터당 전국 평균가격이 1천9백원, 서울지역은 2천원을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5개월 동안 223.08원인 13.1%가 올라 하루 평균 1리터당 1.48원씩 계속 상승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10일 리터당 1,693.73원에서부터 하루 1~2원씩 서서히 오르다가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와 리비아 카다피 정권 퇴출을 위요한 반정부 시위 등 일련의 중동사태 발생과 악화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이 같은 중동정세 불안이 본격화한 2월말부터 3~8원씩 큰 폭으로 오르다가 급기야  종전 최고가인 1,957.89원을 갱신하며 163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가 고공행진은 일본 지진사태와 연계돼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것인지 적지 않은 우려가 된다.

 

치솟는 국제유가 제3차 오일쇼크 우려

 

휘발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정부는 물론 정유업계 그리고 소비자들은 장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제 3차 오일쇼크가 올 수도 있다며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우리의 무역수지는 15억 달러 내외의 적자 발생과 소비자 물가가 0,1%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이 0.44% 하락한다. 이처럼 유가상승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우리나라는 유류 전량을 수입에 의지해야 하므로 정부로서도 이렇게 유가가 수직 상승한다면 뾰쪽한 대안을 마련할 길이 없는 게 현실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정부가 유가 인상에 따른 대응책으로 비축유 방출과 유류세 인하와 같은 탄력적인 정책결정을 내릴 수는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 또한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임시방편의 하나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에너지 소비는 세계 10위로 217.2백만 TOE(Tone of Equivalence: 원유 1톤이 갖고 있는 열량)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은 나라에서 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니 우리의 시름은 더욱 깊다. 다행히 중동사태가 조속히 수습돼 원유생산이 정상화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자칫 장기화 된다면 우리경제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 태산과 같다.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감 앞장 과소비 행태 버려야

 

유가 100달러 상향돌파와 관련 이미 2008년에도 배럴당 최고 147달러를 넘었던 터라,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석유전문가들이 당초 올해 연평균 90달러 선에서 머물 것이라는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은 작금의 상황은 너무도 안 좋다. 그러므로 유가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중교통수단 보다 나 홀로 승용차량을 이용하거나 과도한 네온사인 광고와 같은 지나친 에너지 소비행태를 시급하게 고쳐야 한다.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절약운동도 하나의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다.

 

원유 수입창구 중동편중 다변화 시켜야

 

지금 유가는 중동사태와 맞물려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창구 가운데 중동지역 수입 비율이 월등히 높다. 지난 ’08년 86.3%, ’09년 84.5%, ’10년 81.8%로 점차 낮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80%를 웃도는 중동중심의 편향된 유류 수입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한 비정상적인 왜곡된 구조가 금번 중동사태와 맞물려 우리를 더욱 옥죄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3개 나라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그래도 중동지역의 수송비가 가장 저렴해 수입편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한 수송비 부담으로 인해 중동 이외 지역에서는 대부분 소량을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원유 수입국 다변화에 따른 수입 구조개편을 통해 중동사태와 같은 정치적인 변수로 인한 유가상승 압력에서 자유로워질 필요성이 크다. 다소 수송비가 추가되더라도 중동지역 편중수입에 따른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석유 수입창구 다변화를 위한 다각적인 대안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비축유 확보·저장시설 확충 시급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부의 석유 비축분을 기존에 비해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정부는 당초 ’10년까지 1억 4천100만 배럴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09년 10월 목표량의 57.1%인 8056만 배럴을 확보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서 석유비축목표를 ’13년으로 연기하는 ‘제4차 석유비축계획 조정안’을 석유공사에 통보한 바 있다. 이처럼 고유가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석유 비축유 확보와 저장시설 확충은 시급한 선결과제다.


실제 지난 10년간 연간 비축유 구입량은 ’00년 496만 배럴에서 ’09년 100만 배럴로 감소 추세다. 일단 비축유를 확보하면 저장시설이 필요한데 시설 설비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신규로 저장시설을 설치하려면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함으로 부담이 크다. 그래도 비축유 증가를 위한 저장시설 확충은 절실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다소 예산이 소요되겠지만 비축유를 늘리기 위한 저장시설 확충을 조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러면 정부예산이 한정적인데 어떻게 석유저장시설 확충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라는 점이 문제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유류세중 일부를 전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현행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에 부가세율을 포함해 리터당 953원으로 소비자 가격의 절반이 넘는다. 따라서 유류세를 추가로 높이자면 소비자의 조세저항에 빠질 수밖에 없어서 그런 방법은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연간 3조원 가량 되는 유류세 그 일부를 전용해서 석유안정기금 형식의 용도로 일정부문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분명한 것은 비축유를 늘리기 위한 수입구조 다변화 추진과 저장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므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하겠다.

 

고유가 지속시 정부 비축유 탄력적 방출 유가 안정화 도모해야

 

국가 비축유는 유사시 사용을 위한 것이지 유가가 상승했다고 쉽게 풀어낼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모르진 않는다. 그렇지만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어쩔 수 없이 비축유라도 방출해서 국내 유가 안정화를 도모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의 바람대로 중동사태가 단기적으로 수습되면 다행이지만 만일 장기화 될 경우 수입구조 악화로 인해 유가가 지속 상승한다면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같은 최악의 상황에 놓이지 않으려면 비축유 방출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비축유 저장시설을 대폭 확충해서 고유가 압력이 발생하면 조금씩 방출해서 탄력적이며, 유기적인 유가관리를 하는 것도 고유가 상승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도 지난 7일 기준으로 1갤런에 3달러가 올라 원유 1배럴당 105.17 달러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자 전략석유비축(Strategic Petroleum Reserve)분 방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정부는 원유 수입구조 다변화와 비축유 저장시설 확충과 그리고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와 대체에너지 개발과 같은 대안을 통해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작금의 고유가 흐름 속에서 정부의 보다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대책이 마련돼 유가 안정화가 조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