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원인이 과거처럼 정치적인 문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수급균형이 깨지며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러한 유가 상승 현상은 더욱 다급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석유가 상승에 따른 탄력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유가의 60달러 돌파에 앞서 이미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유가 목표상한선으로 105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공공연하게 석유가 100달러 돌파는 머지않아 이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석유가에 대해 지나친 전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해 30달러선을 오르내리던 유가가 60달러선을 돌파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유가 100달러라는 최악의 시대가 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하락하지 않는 유가를 보면 그러한 예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착잡하다.
이번 유가 60달러 돌파에 석유수출기구(OPEC) 제 2의 산유국인 이란 대선결과 강경파 후보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선에 따른 정치적인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는 당선후 에너지산업에 대해 외국자본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와 관련 석유수급 문제가 과거처럼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석유가 급등은 이란 문제와 세계경제가 연간 3-4% 성장하고 있는 지속적인 석유 소비율과 비약적인 경제 약진을 보이고 있는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석유소비 급증국가들의 영향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유가 하락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60달러선을 돌파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올 들어 배럴당 평균가격이 44.35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유가 60달러는 아니라서 조금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산정했던 유가는 35달러였는데 WTI의 평균유가를 적용하면 이미 26.7%나 높은 수준이라서 우리 경제로는 실로 커다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올 평균유가인 44.35달러도 지난해 33.64달러와 비교하면 31.8%가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유가상승에 따라 올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를 상쇄하는 셈이다. 그리고 최근 두바이유도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유가 고공행진이 속되고 있어 우리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걱정된다.
특히 경기부진으로 올 경제성장 5% 달성 목표를 4%로 수정해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했던 국내 경제는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로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가 2.7%에 그치고 있으며 2분기 성장률도 1분기와 비슷할 전망이라서 상반기에 3% 달성도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를 비롯한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유가 10% 상승에 따라 우리 경제성장은 0.12~0.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고유가는 기업투자와 민간의 소비를 위축시켜 소비자물가 상승과 나아가서 수출 감소로 이어져 우리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유가급등과 하반기 전기요금을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불안 및 과열현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급등도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계의 정통한 석유전문가들이 예견하고 있듯 석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시대도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시기가 되더라도 우리의 고민은 여전히 석유를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큰 것이다. 특히 석유 전량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특단의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유가 급등과 관련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 대체에너지 개발과 보급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국내외에서 천연가스전 개발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개발에 성공해서 상용이 가능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대체에너지 확보 노력과 아울러 자동차 산업계에서 수소가스차량, 전기차량 등 기존의 휘발유나 디젤유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자동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석유 편중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석유비축량도 충분하게 확보해서 유가 급등에 따른 혼란에서 일시적이나마 벗어날 수 있도록 석유비축시설을 증축하는 방법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차량 10부제 실시와 공공시설의 에너지 절감 조치와 같은 사항도 고려해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유가 100달러 시대를 가상한 보다 근본적이며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총체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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