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법정 스님

에드워드 동 2010. 3. 11. 16:29

최근 법정 스님께서 위중하시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러더니 결국 오늘 법정 스님이 입적을 하시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날 의학의 발달로 사람의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스님은 법랍 55세, 세수 78세로 아직도 더 사셔야 하는데 아쉽다. 스님은 폐암이라는 병마와 싸우시다가 오늘 입적을 하시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또 한 분의 스승을 잃은 것이다. 지난해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을 잃어 얼마나 슬퍼했던가. 청빈하게 한 세상을 오직 주님과 봉사를 위해 사셨던 추기경의 삶을 회고하면서 신자든 아니든 모두가 추기경을 추모했었다. 그런데 또다시 오늘 법정 스님을 잃게 된 것은 커다란 슬픔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자연의 이치, 대자연의 순리임을 어쩌겠는가.
 
우리 인간이 과학기술문명의 발전으로 달나라를 가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선 한 낱 초라한 생명체임을 실감하게 된다.
 
스님은 일찍이 전남대 상과대학 3년을 수료하시고 24세인 1956년 송광사 효봉 선사를 은사로 사미계를 받으셨다. 그리고 59년 통도사 자운 율사를 계사로 비구니 수계를 받으셨다. 75년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자를 지어 수도 정진을 하셨다. 그 시절 산문집 '무소유'를 세상에 선보여 인구에 회자하는 명에세이집으로 호평을 받으셨다.
 
스님은 '무소유' 산문집을 통해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무소유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강조하셨다.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소유에 집착하고 그것 때문에 숱한 갈등을 빚어내고 있는가?
 
아둔하고 불민한 대중들은 제 자신이 온통 탐욕으로 둘러싸여 살고 있다. 우리들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욕심을 채우려 얼마나 많은 고통과 번민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이처럼 어리섞은 대중을 일깨워 주신 스님의 '무소유 철학'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등불처럼 여겨야 할 덕목인 것이다.
 
우리는 스님께서 평소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라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소유의 역사)'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챙기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끔찍한 비극도 불사한다. 그렇게 제정신도 갖지 못할 처지에서도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라고 욕심이 얼마나 위험한 사고인지를 설파하고 있다.
 
또한 스님은 입적하시기 하루 전날 밤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말씀을 남기 셨다고 한다.
 
스님은 이처럼 죽음에 대해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해 비교적 엄격하게 평가를 하시면서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강조하셨다. 스님은 나아가서 못다 하신 점은 후생에서 하실 것임을 밝히셨다. 참으로 자신의 생에 대해 이처럼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평가를 하시는 스님의 드높은 삶을 앞으로 더 볼 수 없게 됨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스승이신 법정 스님,  스님을 잃은 우리 중생들은 슬픔이 태산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올 때도 빈손으로 왔듯 다시 생을 마감하고 돌아가는 길 또한 자연의 순리며, 이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스님의 빈자리 너무도 크지만 엄연한 현실이니 이대로 받아들이기는 하겠지만 너무 아쉽습니다.
 
법정스님!
 
이제 이 세상에서의 무거운 업장을 훌훌 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부디 후생에서는 보다 편안하시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는 극락왕생을 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