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을 선출하는 10.26 재보궐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에서 통합야권 박원순 후보가 2,158,476표(53.4%)를 얻어, 1,867,880표(46.21%)에 그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로써 오세훈 전임시장의 사퇴 후 50여일 동안 공석으로 있던 서울시장직을 맡게 됐다. 이제 선거는 끝났지만 박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서울시를 이끌어 나갈 것인 지가 당면과제로 성큼 다가섰다.
이번 선거는 기존 정당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적인 패러다임을 선보이는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줬다. 특히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낀 많은 젊은 세대들이 더이상 정치적인 방관자가 아닌 현실정치의 주인공으로 자임하고 나섰다. 그들은 선거투표율 독려를 위한 일환으로 트위터를 비롯한 Social Network의 위력을 보여줬다. 강력한 여당후보를 누르고 무소속의 야권 후보가 승리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정치사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정도로 커다란 변화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산업 발달에 따른 문명이기를 활용한 덕분이다. 또한 나아가서 우리 대한민국이 선택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장직을 놓고 그동안 후보들간 보여줬던 일련의 네거티브전략은 앞으로 우리의 정치계에서 완전히 사라져야할 대표적인 구태정치의 산물이라고 하겠다. 이번 선거를 통해 향후 보다 성숙된 정책적인 대결을 통해 진정한 승부를 가리는 페어플레이 정치로 가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명한 정책대결로 유권자들이 과연 어느 후보가 더 적임자인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말이다. 상대 후보를 흠집내서 그 반사이익을 통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얄팍하고 저급한 논리는 더 이상 자리할 수 없다고 하겠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의 의식도 대단히 성숙돼 있다. 따라서 추후 전개될 선거에 나서려는 정치 예비 후보자들은 섣불리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다가는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선거에서 선택의 기준은 오직 선명한 정책과 소신으로 정면대결을 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은 이제 선거전에서 보여줬던 공약 실천과 서울시가 당면한 각종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나 아직 정치적인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전무한 박 시장의 고민과 고뇌는 클 것이다. 대한민국의 얼굴이며, 1천만의 도시 수도 서울의 새 수장으로 그의 정치적인 행보는 의미가 크다. 금번 선거에서 보여준 많은 지지자들의 성원 만큼이나 박 시장의 역할과 기대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정을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비록 박 시장이 신생정치인이지만 그동안 시민운동을 통해 우리사회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무대의 선봉에서 활동을 해온 시민운동가였다. 그가 그러한 과정을 통해 보여주며 경험했던 토대를 바탕으로 시정을 처리해 나가면 될 것이다. 그가 선거 유세를 통해 말했던 대로 '원칙과 상식'적인 선에서 하나씩 하나씩 잘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듯 현명하게 직무를 수행하길 기대해 본다.
실제 박 시장이 혼자서 20조의 예산을 쓰는 거대한 조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그렇게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박 시장이 생각했던 일들을 추진함에 있어 분명 '이론과 현실'이라는 갭에 부딪쳐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 박 시장은 첫 출근에서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지하철을 이용해 서민들의 애환을 직접 체험하며 출근하는 등 이전 시장들과는 분명 차별화된 행동으로 소신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그러한 초심을 잊지 않고, 서울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방향성을 갖고 직무를 수행해 줬으면 좋겠다. 거대 여당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의 후보를 선택해 준 민심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 2년 8개월의 임기동안 시정을 처리하길 바란다.
특히 박 시장은 서울시가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에 대해서는 주도면밀하게 분석 검토해서 취사선택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버릴건 과감하게 버리고, 또 새롭게 펼칠 것 또한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펼치는 시정에 대해서는 관련 예산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신중하게 처리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지금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됐듯 역대 그 어느 시장들 못지않게 훌륭하게 시장직을 수행해 주기 바란다. 오늘의 영광스런운 시장직 입성이 임기가 마칠 때 서울시민들의 찬사와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박 시장의 오늘 첫 행보가 서울시민들에게 있어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는 첫 걸음이 되었듯 앞으로도 그들의 여망을 저버리지 않고 올곧은 시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1천만 서울시민들은 박 시장이 그들의 진정한 발과 눈 그리고 귀가 돼 희망과 상생의 정치를 펼쳐길 바라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렇게 큰 것들이 아니다. 그저 보다 살기좋은 서울, 아름답고 깨끗한 서울을 만들기를 바란다는 점을 하시라도 잊어선 안될 것이다. 박 시장의 새롭고 변화된 시정으로 서울시가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그의 행보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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