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이야기

교통약자 이용 편의시설 확충 절실

에드워드 동 2010. 2. 3. 16:17

국토해양부는 최근 교통약자의 현황과 서울시를 비롯한 7대 도시의 교통수단, 여객시설, 보행환경을 조사한 2009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24.4%인 1,211만명 수준이며, 교통약자 중에서는 고령자(65세 이상)가 506만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41.8%)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교통약자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1/4 수준이면 생각보다 많은 비율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네 교통시설은 교통약자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의 제정 취지를 보면 '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여객시설 및 도로에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여 인간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들의 사회참여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동법은 제정된 이래 2008.3.21, 2009.4.1, 2009.6.9, 2009.12.29 모두 4차례 개정됐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하고 발효시켜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교통편의 시설은 분명 과거에 비해 최근의 상황을 보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번 이동편의시설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던 응답자 비율이 지난 '07년 56.3%에 비해 약 7%가 상승한 평균 약 63.2%로 조사된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금번 7대 도시의 교통수단, 여객시설, 보행환경 조사에서 여객시설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장애인화장실 등 이동편의시설 설치율은 도시철도역(87.3%), 공항(95.8%)이 대체로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으나 버스터미널(24.2%)과 여객선터미널(33.3%)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장애인화장실 설치율은 버스터미널(22%), 여객선터미널(0%)의 경우 전무한 것으로 우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거동하기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현상에 대한 대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 화장실인데 버스터미널이 22%, 여객선터미널의 경우 0%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이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외형적으로는 세계 경제대국 10위권 반열에 서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이처럼 초라한 장애인 편의시설은 걸맞지 않는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버스와 여객선터미널을 비롯한 시설미비 사항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금번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사항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해서 교통약자들의 이용편익 증진을 위한 예산증액은 물론 나아가서 다각적인 시설보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교통약자들이 대중교통 수단이용을 하거나 외출을 통해 교통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불편이 없도록 각별한 배려를 해야 한다. 몇 년 전 미국의 대학에서 새로 입학한 장애인 학생을 위해 교내 각종시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보도블럭의 턱을 낮추거나 별도의 시설을 갖춰준 사례를 우리는 간과해선 안된다.


교통약자는 본인 스스로 정상인들과 달리 행동반경이 원활하지 않아서 불편을 느끼며 생활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제대로 된 보호시설이 없거나 미비해서 또 다시 좌절하게 만드는 이중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체 국민의 1/4이나 되는 교통약자들이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교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모쪼록 정부와 지자체는 교통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교통보호 시설과 이용편의 증진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보완과 정비에 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