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역행하는 현대차 노조
현대차 노조가 최근 제102차 임시 대의원 대회에서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 대의원 495명 가운데 400명이 참석해 '쟁의발생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킨 것이다. 이러한 노조 집행부의 결정이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겠으나 참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그것도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이라니 할말을 잃게 한다.
작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세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님은 불문기지다. 이 같은 긴급상황에서 파업을 결의 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선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도 현대차 노조가 상황인식 바로미터가 고장이 난 모양이다. 아니라면 어떻게 이러한 경기불황으로 인해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대표적인 집단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인가.
노조 집행부의 이러한 일방적인 파업결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거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실제 울산공장 9개 생산라인 노조대표들은 "투쟁만 밀어 붙이지 말고 지금의 정세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는 대자보를 붙여 노조 집행부의 파업결의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결과적으로 파업으로만 치닫는 강경파 노조원과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파업 결정은 무리한 일이라는 온건파 노조와 노노갈등이 커져만 가고 있는 양상이다.
현대차 노조는 작금 세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존립마저 어려운 심각한 침체 국면에 놓여있는 상황을 정녕 모른다는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각국 자동차 업계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며, 노사가 협력해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아울러 정부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에 힘입어 노사가 살을 갂는 구조조정으로 쇄신하며, 슬기롭게 직면한 위기극복에 여념이 없다.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꿈꾸며, 노사정이 삼위일체가 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는 절체절명의 위기국면에 직면한 위기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결의를 하다니 아연실색한 노릇이다. 지금 당장 우리 자동차업계도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 않는가.
물론 금번 노조 집행부가 파업결정의 했더라도 설연휴와 중안노동위원회 쟁의소청 과정을 거처 조정이 이뤄진 다음에 조합원 4만5천여명의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이 나야 가능하므로 지금 당장 파업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붕괴 일보 직전에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결정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현대차 노조의 대오각성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최근 미국 지엠을 누르고 세계 자동차 1위 자리를 꿰어찬 모습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과연 현대차 노조가 향후 어떠한 행보를 취해야 할 것인지 그 대안이 나올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어떠한 이유로도 파업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파업은 회사와 노조가 윈윈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파국으로 치닫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모쪼록 현대차 노조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