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불황타개 정부 적극 지원해야
국내 자동차 완성차 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감산, 조업단축과 관리직 임금동결을 결정하고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부터 잔업과 특근 조치가 생산라인별로 줄기 시작했으며, 상대적으로 가동률이 좋았던 전주공장 버스라인까지 1교대로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GM대우자동차도 라세티, 젠트라 등 중소형차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을 비롯해·창원·군산 등의 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직원 급여까지 지금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경색으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감산조치에 노조가 반발하자 모회사인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한국에서 쌍용차를 철수할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쌍용차는 지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어 르노삼성차도 지난해 연말까지 생산라인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작금에 우리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직면한 것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증좌다.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로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이 같은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감산으로 인해 생산라인의 중단과 교대근무 부제 변동 등은 당초 노사가 합의했던 사항을 이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현실적인 문제를 왜곡되게 해석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평상시에 체결한 합의사항은 지금과 같은 긴급한 위기상황에서는 수정될 수밖에 없다는 접을 간과해선 안된다.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지 자신의 주장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러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사도 죽고, 노조도 죽을 수밖에 없는 자충수임을 직시해야 하겠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들이 도산 위기로 인해 허덕이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서서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상황에 처한 것만 보아도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또한 세계자동차 시장에서 크게 약진하던 토요다자동차 회사도 1백년 만에 최대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일부 공장에 대해 주 3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자구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어 혼다자동차도 2008년도 하반기 실적이 1,900억엔대 영업적자를 기록, 이러한 실적 악화 영향으로 인해 국내외 투자를 전면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세계 자동차업계는 불황타개를 위해 다각적인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사태의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모양이어서 심히 우려된다. 이와 관련 개별소비세 지원책을 정부가 내놓았으나 그러한 지원책만으로 우리자동차업계의 위기를 해소하기엔 태부족이다. 그러한 미시적인 대안은 자동차업계가 직면한 위기상황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며, 결과적으로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직시, 보다 포괄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해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세계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후폭풍을 맞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산업은 우리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 증감율을 5% 정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경기침체기에 소비재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특성을 감안하면 그로 인한 체감경기 위축을 가속화 할 수 있는 분야이므로 자동차업계의 불황을 단순한 업계의 문제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과는 별도로 강력한 지원책을 마련해 빈사상태로 치닫는 자동차 업계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업계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생존경쟁체제를 통한 자구적인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확신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는데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자동차업계의 부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