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 선택한 현대차 노사
현대차 노사가 파업없이 전격 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지난 ‘97년 이후 10년 만에 임금과 단체협상 '무파업 타결‘이란 획기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협상 타결은 그동안 노사가 '협상-결렬-파업’이라는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현대차 노조가 극한의 길을 버리고 상생의 길을 선택한 것은 여타 노사분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돼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알려진 현대차 노조가 파업보다 무분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태도를 바꾼 것은 적절한 결정이라고 본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노사 양측은 협상과 결렬 그리고 파업 가결 등 힘겨운 상황을 겪었다. 그럼에도 파업까지 이르지 않고 무분규 합의를 도출한 것은 노사 공히 윈-윈 할 수 있는 최적의 길을 절실히 원했기 때문이다.
금번 현대차 무분규 노사합의가 이뤄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다. 우선 노조가 명분 없는 연례적인 파업을 강행해 온 탓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조합원까지 그러한 강성 파업을 원치 않는 분위기에 노조가 파업의 길을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측에서도 동종업계 수준을 상회하는 일괄타결안 성과금 300%, 일시금 100만원을 제시하며 조합원을 설득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괄타결안에는 이례적으로 임금과 성과급 일시금, 그리고 일부 단협안까지 포함시켜 조합원들에게 신뢰감을 준 것도 무분규 사태 해결을 가져온 요인이라고 본다.
또한 노조가 ‘파업’ 일변도의 경직된 태도를 지양하고 조합원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임으로 무분규 타결이 가능했던 것이다. 과거에는 노조 지도부가 파업원칙을 정하고, 사측이 거부하면 조합원이 반대하더라도 정치성이 짙은 파업을 강행하는 것이 관행처럼 행해졌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노조의 교섭결렬 선언 이후에도 노사가 실무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양측의 노력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올 임단협 전체조합원 4만4867명을 상대로 잠정합의안 수용여부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4만26776명이 참가(95.12%)해 77.09%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는 조합원들이 합의안의 ▲기본급 8만4000원 ▲성과금 300% ▲일시금 200만원 ▲정년 1년 연장 ▲상여금 750%로 50% 인상 ▲무상주 지급 등 조건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아쉬운 것은 사측이 파업을 막기 위해 노조가 제시한 조건을 무리할 정도로 수용함으로 향후 조건 이행에 적지 않은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사측이 이러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지금 세계 자동차 시장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놓여있다. 특히 환율 하락과 세계 경기의 침체로 국산차의 해외시장 진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 자동차의 해외시장 판매대수가 크게 신장되지 않고 감소되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만일 이번 현대차의 노사간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고 파업이 감행됐다면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현지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다.
실제 현대차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해 파업에 따른 손실이 무려 1조5907억원 규모라고 한다. 또한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신인도 하락까지 감안한 무형의 손실을 더한다면 피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금번 현대차 노사가 이처럼 최악의 선택을 피하기로 한 결정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처럼 노사가 상생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협조하는 자세를 가질 때만이 결국 회사도 살고 노조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점을 노사 모두 주지해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뿐만 아니라 추후의 협상에서도 서로 양보하고 상생하는 자세로 무분규 타결을 얻을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현대차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을 노사 공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이뤄낸 무분규 타결을 전례로 향후에도 파업없는 회사로 거듭나 세계적인 굴지의 자동차사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