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술, 세계 최초의 기술’을 만든다
세계는 지금 온실가스와 이산화 탄소 발생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기상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중동사태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갤럴당 100달러가 넘으며, 연일 폭등하고 있어 국제경제는 물론 국내 경기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처럼 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자동차 보다는 저비용 고효율의 녹색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면 본지 동윤섭 편집국장이 우리나라 철도분야의 국책연구원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지난 2008년 4월 부임해서 3년간의 임기를 훌륭하게 수행한 최성규 원장을 통해 그동안 연구원 경영활동과 우리나라 고속철도의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진출 등을 비롯한 사항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대중교통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세계 일류의 철도기술 전문 연구기관 '도약'
철도, 국민 삶의 질 향상·국가 성장 동력 원천 핵심기술개발 중점적 추진
철도, 에너지 효율 높은 교통수단 국가 경쟁력 제고 지름길·철도 집중 투자 절실
조직개편 경영슬림화 추진·융합형 대팀제 전환 철도기술 융복합연구사업 도출
원칙·소신 윤리경영 실천, 지경부 산하 출연연구기관 3년 연속 최우수 기관 선정
430km/h급 고속열차 개발·시제차량 제작 성공시 철도 국가 신성장동력 확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지난 2008년 4월 원장으로 취임하신 이래 과감하고 개혁적인 경영전략을 펼쳐 연구원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표적인 성과에 대해 소개를 해주시지요.
-직접 연구 현장에서 연구를 수행한, 원내 출신의 첫 원장으로서 누구보다도 철도와 기술개발에 대한 이해가 깊었기 때문에 각오도 남달랐고,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3년내내 잠재돼 있었습니다.
취임과 동시 가장 먼저 실시한 일이 세계적인 철도전문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과 보직자 수를 절반으로 줄여 경영 슬림화를 추진한 것입니다. 기존 소팀제를 융합형 대팀제로 전환해 철도기술 분야 융복합 연구사업을 도출하고, 조직원들의 인화단결 문화를 정착했습니다.
또한 연구 수준 향상을 위해 국책연구기관 최초로 연구원 개개인의 자기개발계획서 작성과 더불어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원 내부의 혁신을 강하게 추진했습니다. 저를 중심으로 상시 혁신 TFT를 가동했고, 공정하고 투명한 정신을 토대로 꼭 해야 할 일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식경제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 중 3년 연속 최우수(1위) 고객만족 기관으로 선정됐었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 스스로의 변화와 실천의지라고 봅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연구개발 의지를 활성화 하는 것이 곧 철도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연구원을 발전시키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기술만이 살 길’이라는 국가적 요구사항에 맞는 연구 성과와 정책 대안을 내놓기 위한 기반이 충분히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는 지금 치열한 기술경쟁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류에서 철도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철도가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예산과 인력을 비롯한 필수적인 부문의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책연구원으로 예산과 고급인력 확보 등에 있어 태생적인 제한성으로 인해 국제기술경쟁에서 보다 탄력적이며, 유기적인 대처가 어려웠던 것으로 아는데 지난 3년 동안 어떻게 대처를 해오셨는지 설명해 주시지요.
-최근 녹색 성장의 분위기 속에서 철도 교통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실제로 작년 9월 1일 대통령께서 우리 연구원을 직접 방문하신 가운데 ‘미래 녹색국토 구현을 위한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 보고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회의 의미는 철도가 국가 교통·물류의 한 중심에 서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예산확보는 늘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는 대화와 설명을 통해 타분야에 비해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인력 또한 최근 변화하고 있는 철도의 첨단 이미지에 맞게 아주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고, 여러 가지 여건상 이 인재들을 모두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최근 중동사태와 맞물려 유가의 수직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어 세계경제는 물론 특히 우리나라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를 비롯 저비용 고효율의 녹색교통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인 철도부문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데 철도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철도부문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거의 없고, 국토면적이 좁은 나라는 철도처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교통수단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제언하고 싶은 것은 “지역 간 수송은 대용량인 철도 위주로, 도시 내에서는 지하철, 경량전철, 트램 등 다양한 도시철도 시스템 등의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전환해야만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철도가 중심수단으로 되기 위해서는 철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이미 철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통합교통망 30개 축에서 철도의 비중이 22개나 되고, 프랑스는 현재의 고속철도망을 2025년까지 2배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친환경, 고효율의 녹색교통 추진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철도투자를 50%까지 확대할 계획을 국토해양부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철도산업 경쟁력의 획기적 제고’라는 비전을 가지고 빠르고 안전하며 편리한 철도 실현을 통해 수송분담률을 제고해야 합니다. 현재는 100km 이상 중장거리 여객에 대한 수송분담률이 약 8% 정도지만, 이를 장기적으로는 1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속철도 노선 외에 지속적으로 속도를 높여서 전국 대도시 간을 2~3시간 이내로 연결하고, 또한 주요 철도역에 30분 이내에 접근하도록 하는 속도경쟁력 및 접근성이 대폭 향상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 번째로 고속철을 운영하는 철도강국으로 ‘우뚝’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고속철 분야의 세계적인 수주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고속철 분야가 생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지요.
-철도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것이 속도입니다. 대륙과 대륙을 넘나들기 위해서는 속도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철도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2007년부터 최고속도 43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개발과 시제차량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력분산식은 기존의 KTX가 맨 앞과 뒤에 동력차가 위치해 객차를 끄는 동력 집중식 시스템인 반면, 분산식은 동력 장치를 여러 차량에 분산 배치시킴으로써 최대 축하중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효율 향상과 속도 증속에 따른 선로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추진 장치의 크기도 작아져 차량 하부에 설치가 가능해져 객차내 승객수도 늘릴 수 있으며 가감속 성능이 우수해 우리나라처럼 역과 역의 거리가 짧은 노선에 유리합니다.
최근 세계의 고속철도 시장은 승객을 더 많이 싣고 달리는 동력 분산식이 선호되고 있어 430km/h급 고속열차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우리나라도 동력 집중식과 분산식 고속철도 기술을 모두 갖게 돼 선진 철도국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첨단의 고속철도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철도 분야 핵심 원천기술로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향후 10~20년까지는 430km/h 고속열차가 우리 철도분야의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 다음 단계는 진공상태의 튜브 속에 열차를 집어넣는 원리인 초고속튜브트레인을 통한 새로운 고속화 기술개발로 최첨단 철도 기술을 실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우리가 세계 철도기술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세계적인 철도전문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진 철도강국과의 기술교류협력 증진이 필수적이라고 보여지는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계신지 소개를 해주시지요.
-잘 알고 계시겠지만,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의 고속철도 진출을 위해 철도연은 2006년부터 연구원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철도사업 발굴 부서를 두고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당시 정부부처인 건설교통부, 산업자원부 및 외교통상부, 그리고 철도시설공단 및 철도공사와 등의 공공기관들로 구성된 정부대표단 활동을 포함해 총 30여회 이상 브라질 현지 방문과 주요 인사 초청 등 기술세미나, 고속철도 건설계획 컨설팅 등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민간 외교로 양국 간 돈독한 관계를 정립해 왔습니다.
브라질 현지 사정 등으로 사업이 몇차례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우리 연구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고속철도는 단순한 제품의 수출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철도기술, 문화 및 산업체계를 남미에 이전시키는 사업으로서 철도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철도연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고속철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미국,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 세계 각국, 그리고 트램을 비롯한 각종 철도시스템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에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과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진출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브라질 고속철도 진출이 성공을 한다면 국가적으로는 철도분야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되는 아주 중요한 쾌거지만, 연구원에게도 대단한 의미가 있습니다. 기술개발에서부터 산업화, 해외진출까지 출연연구원의 역할 모델을 정립한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철도산업 활성화와 철도기술력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선결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철도 선진국의 예를 들어보면, 우선 일본의 경우, 이용의 편리성, 질 높은 철도 네트워크 구축, 새로운 사회적 니즈에 맞는 철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유럽은 여행시간 단축, 서비스 개선 및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둡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각각의 상황에 맞는 R&D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도 이러한 여러 가지 환경을 반영한 비전에 따라 전략과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철도기술은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공공기술로서 철도교통 정책과 기술개발 정도에 따라 우리의 생활이 좀 더 편리해지고 안락해지는 아주 의미 있는 분야입니다. 때문에 단순한 철도기술 개발의 의미를 넘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성장 동력의 원천이라는 생각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합니다.
또한 현재의 철도기술 개발은 후손들에게 철도산업의 기반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 국가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철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니 철도가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인 것이지요. 철도산업이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데,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그리고 각 도시철도 운영기관, 산업체, 모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또한 정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기술 개발을 이끄는 출연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 철도발전을 리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철도기술 개발의 리더인 연구원의 비전이 바로 ‘대중교통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일류의 철도기술 전문 연구기관’이듯이, 철도기술과 산업이 국제화의 흐름에 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항상 멀리 보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순히 철도기술은 모방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기술, 세계 최초의 기술’을 만든다는 각오로 임할 것입니다.
한국철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해서 목표로 삼아 계획하고 추진했던 사항이 어느 정도 수행됐다고 평가하며, 나아가 가장 보람된 일과 어려웠던 점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지요.
-융복합 연구를 위한 조직과 시스템을 정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국제화를 위해 추진했던 연구원내 영어 공용화도 매주 실시한 영어 간부회의와 부서 영어 세미나 정례화를 통해 정착됐다고 봅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도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 연구원의 특색으로, 문화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브라질 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엘살바도르, 인도네시아 등 우리 철도기술의 해외 진출을 위한 왕성한 활동이 있었고, 이를 통해 기반은 충분히 조성됐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조성된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본격적인 한국철도기술의 해외 진출만 남은 셈입니다.